ABCD1 변이를 가진 여성은 ‘보인자’가 아니라 환자입니다.
이 문장이 이 페이지의 요점입니다. 오랫동안 여성은 유전자를 물려주기만 하고 본인은 아프지 않다고 여겨졌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1. 왜 여성도 증상이 생기나
ABCD1은 X염색체에 있습니다. 여성은 X염색체가 두 개이므로, 한쪽이 정상이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여성의 세포는 두 개의 X염색체 중 한쪽만 활성화하고 나머지 한쪽은 꺼둡니다. 어느 쪽을 끌지는 세포마다 무작위로 정해집니다.
그 결과 고장 난 X염색체가 활성화된 세포들이 몸 안에 섞여 있게 됩니다. 이 세포들은 남성 환자의 세포와 같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이 쌓입니다.
무작위로 정해지기 때문에 사람마다 비율이 다르고, 그래서 여성 환자들 사이에서도 증상의 정도가 크게 차이 납니다.
2. 여성에게 나타나는 것과 나타나지 않는 것
이 구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나타나는 것 — 척수 증상 (AMN 형태)
여성 ALD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척수신경병증입니다. 남성의 부신척수신경병증(AMN)과 같은 형태입니다.
주로 이런 증상으로 시작합니다.
- 걷기가 예전 같지 않음 — 오래 걷기 힘들다, 다리가 뻣뻣하다, 계단이 힘들다
- 다리의 강직
- 감각 이상 — 저리거나 둔한 느낌, 특히 발부터
- 배뇨 증상 — 자주 마렵다, 참기 어렵다, 잔뇨감
- 통증
- 균형 감각의 저하
대개 중년 이후에 시작해 아주 천천히 진행합니다. 남성 AMN보다 발병이 늦고 진행도 느린 경향이 있습니다.
나타나지 않는 것 — 대뇌형
여성에게 대뇌형은 사실상 생기지 않습니다.
소아 대뇌형처럼 급격히 진행해 생명을 위협하는 형태는 여성에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2022년 국제 합의 권고는 여아·여성에게 정기적인 대뇌형 선별(정기 뇌 MRI)을 권고하지 않습니다.
남자 형제나 아들이 받는 정기 MRI 추적을 본인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신기능부전도 드뭅니다
원발성 부신기능부전은 남성 ALD 환자에게 흔하지만 여성에서는 드뭅니다. 국제 권고는 부신기능 정기 선별검사 대상에 여아·여성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3. 자주 오진되는 병입니다
여성 ALD의 척수 증상은 다른 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다발성경화증
- 허리·목 디스크 — 실제로 수술까지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 원인 불명의 경직성 하반신마비
- 갱년기 증상이나 노화로 넘겨짐
특히 가족 중에 ALD 환자가 있는데도 본인은 ‘보인자’로만 분류되어 증상을 호소해도 연결 짓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진단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ALD 가족력이 진료 과정에서 공유되지 않는 것입니다. 가족력이 전달되면 진단 경로가 크게 달라집니다.
4. 진단
혈중 긴꼬리지방산(VLCFA) 검사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여성 ALD에서는 VLCFA 수치가 정상 범위로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ABCD1 유전자 검사가 확진에 필요합니다. VLCFA가 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ALD가 아니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5. 무엇을 할 수 있나
현재 여성 ALD의 진행을 멈추는 약은 없습니다. 남성 AMN과 같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증상 관리 — 강직에는 근이완제, 통증에는 신경병증성 통증 약제를 씁니다. 배뇨 증상은 비뇨의학과에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재활 — 국제 권고는 일반적인 신경과 진료에 더해 재활의학과, 배뇨 관리, 통증 관리팀으로의 의뢰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합니다. 보행 능력과 근력의 유지는 삶의 질에 직접 연결됩니다.
정기 추적 — 국제 권고는 척수신경병증이 있는 남성과 여성 모두 연 1회 추적을 권고합니다.
가족 검사 — 진단이 확인되면 가족 검사로 이어집니다. 특히 아들·조카 중에 아직 모르고 있는 남아가 있을 수 있고, 그 아이들에게는 조기 발견이 생명과 직결됩니다.
유전 상담 — 임신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착상 전 유전진단, 산전 진단 등의 선택지에 대해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국제 권고는 임신을 원하는 환자에게 이 정보를 제공하도록 권고합니다.
6. 용어에 대하여
2022년 국제 합의 권고는 ABCD1 변이를 가진 여성을 부르는 방식을 바꿀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형접합자(heterozygote)‘나 ‘보인자(carrier)‘라는 용어를 쓰지 말고, ‘무증상/증상 전 단계’ 또는 ‘증상이 있는 여성 ALD 환자’로 분류할 것 (국제 권고 39항)
말을 바꾸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보인자’라고 불리는 순간, 진료와 추적의 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입니다. 증상을 호소해도 “보인자는 증상이 없다”는 말을 듣게 되고, 그렇게 진단이 늦어집니다.
여성 ALD 환자는 환자입니다.
정리
- 여성도 증상이 생깁니다. 상당수가 나이가 들면서 척수 증상을 겪습니다
- 형태는 **AMN(척수신경병증)**입니다 — 보행, 강직, 감각, 배뇨
- 대뇌형은 사실상 생기지 않습니다. 정기 뇌 MRI 선별 대상이 아닙니다
- 부신기능부전도 드뭅니다
- VLCFA가 정상일 수 있으므로 유전자 검사가 필요합니다
- 진행은 느린 편이며, 증상 관리와 재활이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본문의 내용은 2022년 국제 합의 진료 권고(Neurology)와 발표된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하며, 해당 부분은 본문에 표시했습니다.
최종 검토일: 2026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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